오늘 아침 일어나 밖을 나가보니 물이 다 얼었습니다.
4월하고도 28일인데 물도 얼고 서리가 하얗게 내려 마당이 서리로 뽀얗고 마당에 감나무 잎도 다 서리맞아
까맣게 변했습니다.
이맘때 쯤이면 포도싹이 빨갛게 올라와 포도밭은 새순으로 한참 이쁠때인데 그만 어젯밤 서리에 하얗게 말라 죽어
고개를 떨구고 있었습니다.
밭을 쭉 돌아보다가 다리에 힘이 풀리면서 나도 모르게 털썩 주저앉아 대성통곡 하고 말았습니다.
어떻게 이럴수가 있나!
눈 앞에 현실이 도저히 믿기지 않아 어찌 할 줄 모르겠습니다.
시커멓게 말라죽는 포도나무도 불쌍하고 올 농사 폐농 했다는 생각에 암담해져 살길이 막막해진 생각도 들고.
한참을 울다 다른 밭들은 어떤가 싶어 동네에 내려오니 다 마찬가지 였습니다.
조금 덜 한 집도 있고 서리가 밭을 피해가 멀쩡한 집들고 있긴 했지만 대부분 농가들이 다 피해가 심했습니다.
우리가 사는 같은 화동면이라도 판곡리 라는 마을은 서리가 내리지 않았다고 합니다.
우리 밭 주위의 다른 밭들도 심한 서리로 인해 포도밭이 다 엉망이 되버리고 농사꾼들은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 해보지만
도대체 아무 대책도 나오지 않습니다.
귀농해 농사지은지 아홉해 째인데 이런 경우는 처음 당하는 거라 나는 오늘 하루가 어찌 지났는지 정신이 없어 모르겠습니다.
가끔 텔레비젼에서 태풍피해나 낙과 피해 홍수등으로 농민들이 하늘만 쳐다보며 한숨쉬는 장면이 나오면
그들이 너무 안됐다는 생각은 했지만 우리 마을은 큰 피해가 없어 다행이란 생각을 솔직히 하였던 기억이 있습니다.
막상 내 일로 닥치니 그들이 그당시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 새삼 느껴집니다.
살면서 그다지 남들에게 나쁘게 했던 것 같지 않은데 왜 이런 시련이 오나 싶어 하늘이 원망스러워집니다.
올 한해 농사만 문제가 아니라 내년 그 후년도 영향이 미칠텐데 어찌해야 좋을지 모르겠습니다.
고단한 하루하루를 보내면서도 사람들은 내일은 또 그 다음날은 조금이라도 좋아지겠지 싶은 심정으로 살아갈 힘이
생긴는 것인데 당분간은 힘이 날 것 같지않습니다.
그래도 살아야겠지요.
앞집 아지매는 사람도 죽고사는 세상인데 몸 건강하면 됐다고 서로를 위로해봅니다.
자연의 위력앞에서 사람들은 한없이 초라한 존재란 사실을 뼈저리게 느낀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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