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산행한다고 옆 지기와 나선지 나흘째였습니다.
이 시기에 많이 나오는 버섯 산도라지 잔대는 각각의 성장 환경이 적당한 곳에서 볼 수 있지요.
그러다 보니 산행도 자기가 잘 아는 곳을 즐겨 찾게 됩니다만 이번 가을은 성적이 예년과 다르더군요..
옆 지기와 상의하여 새로운 루트(?)를 개척해보자고 3,000원짜리 김밥을 준비하여
일찌감치 나섰지요. 그런데 결과는 힘들었던 산행만큼의 보람도 없었습니다.
솔밭에 군계일학처럼 나타난 도라지.
결국 마음을 비우고 12시 30분경 하산하기로 합니다.
5부 능선에서 30여 분 정도 내려오니 활엽수가 우거진 곳을 만납니다.
늘 그렇듯 제가 앞장서 스틱을 내리치며 길을 만들면서 내려가는데 ....
아이 머리통만 한 말벌집이 제 어깨 높이 앞에 보입니다.
바로 뒤따르는 옆 지기에 고함지르고 피하려는 순간 검지가 따끔합니다.
예전에는 아주 흔히 보던 잔대입니다.
일단 위기를 피하고 속보로 걸어 승용차가 있는 농막에 10여 분 만에 당하여 지하수로 손등으로 흘리면서
이후 대책을 생각합니다.
- 옛날 산에 나무하려 다니면서 토종 벌이며 쐐기에 쏘여가며 다부지게(?) 살았습니다.-
- 말벌은 공격으로 감지하면 주로 사람의 머리 부분을 공격하는데 그나마 손가락에 한방이니 나는 다행인가. -
다음 날 새벽 여섯시 손등의 부기가 조금 가라 앉았습니다.
땀으로 범벅된 옷을 갈아입고 병원으로 가려 나서는데 점심시간이었습니다.
백양골에서 제일 가까운 산내 가정의학과 의원에 헐레벌떡 들어가니 원장님이
하필이면 오늘따라 점심 식사 모임이 시내에 있어 한참 걸린다고 합니다.
처음엔 쏘였던 손가락 관절이 쑤시더니 20여 분 지나니 손등이 부풀고
손목도 쑤셔옵니다.
다시 평소 다니던 동내 의원으로 달려갑니다.
동내 내과 의원에서 결국 20여 분 차례를 기다리다 원장님의 처방을 받게 되는데
"주사 맞고 처방약 12시간 간격으로 두 번 복용하면 대부분 문제없습니다."
원장님의 그 한마디에 마음이 놓이더군요.
이름도 예쁜 유홍초
처방전 받아들고 약국에 가서 이틀분 네봉 정산하는데 "일금 300원"
하룻밤 지나니 부기도 그토록 쓰라리던 통증도 말끔히 사라졌습니다.
예고 없이 당하는 것이 사고라지만 병원이 문 닫는 휴일이나 야간에는
정가 70,000원짜리 응급실 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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