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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속의 가마솥

백양골농원 2017. 1. 27. 07:56

 그동안 너무도 추웠던 날씨가 많이 풀렸습니다.

밭에 도착하자마자 전날 준비한 고물가마솥을 꺼내어 뚜껑부터 녹제거에 들어갑니다.

아무리 찾아도 농막에는 부러시디스크가 없고 샌드페파디스크만 있더군요.

그래도 아쉬운데로 그라인더에 부착하고 작업을 시작합니다. 


 어렷을적 우리는 쇠죽을 가마솥에 쑤어주었지요. 아궁이의 화력이 높아지면 쇠죽이 끓으면서 솥과 뚜껑 사이로 증기가 식은 물이흘러 나옵니다. 마치 눈물 흐르듯이요. 마을에 잔치라도 있으면 가마솥 뚜껑을 뒤집어 불을 지피고 돼지 기름을 발라 전을 부쳤습니다.

일제시대 일본넘들이 전쟁물자 동원에 솥뚜껑까지 수탈하여 나무판재로 대신 만들어 쓰던 집이 많았습니다.


 녹제거하면서 그라인더의 바람에 녹먼지가 많이도 날립니다.

어느정도 녹이 제거되어 뚜껑의 앞뒷면에 들기름대신 카놀라유를 발라둡니다.

이 카놀라유는 유통기간이 이미 지난것입니다. 그냥 버리면 공해만 일으키는데 이를 재활용하는 것이지요. 참 알뜰도 하지요.


  다음은 가마솥의 녹제거에 들어 갑니다. 뚜껑과 달리 굴곡이 많아 시간도걸리고 깔끔하게 되질 않습니다.

여기도 카놀라유를 바릅니다. 그런데 우리가 사용하긴 솥이 너무 큽니다. 솥입구의 지름이 48센티입니다.

솥의 무게만 20키로가 넘는것 같습니다. 이제보니 가장자리의 날개 네개중 두개의 날래 일부가 날아 갔네요.


 점심을 먹는동안 그대로 햇볕에 1시간여를 방치합니다.

 

 가마솥을 화덕에 얹고 30여분을 약한 불로 덮혀줍니다. 그리고 걸레로 발라주었던 기름을 반복하여 닦아줍니다.

걸래가 녹물과 기름으로 아주 더럽습니다. 어느분은 가마솥 냄새를 제거한다고 쌀뜨물과 솔잎을 넣어 준다는데 소나무 가지를 자르려니 낫이 보이질 않습니다. 꿩대신 딝이라고 얼마전 캐낸 못난이 칡뿌리를 가마솥에 멏개 넣어 물을서서히 덮혀줍니다.


 그동안 양은솥을 걸어 시레기를 삶던 화덕이라 가마솥엔 많이 작습니다.


 기름이 많이도 뜹니다. 걷어내길 반복합니다. 어느덧 시간이 흘러 장작불부터 물로 꺼서 화력을 서서히 줄입니다.

화력이 낮아진 후에는 물을 퍼냅니다. 남은 열로 솥의 물기를 건조합니다.

음식을 조리 할려면 녹도 더 제거하여야하고 길들이기를 이렇게 두번은 더 해주어야 할듯합니다.

다음에는 카놀라유에 숯을 갈아 섞어 칠해줄 생각입니다. 그리고 솔잎도 담가 끓여 보겠습니다.


 내일이면 설입니다.

우리 님들 즐거운 명절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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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계동 철물점에서 부러쉬디스크 두개 3,000원에 구입.

내일 성묘후에 생뚱 맞지만 다시 녹제거 작업 예정입니다.


두번째 녹제거는 쉽네요. 1차때보다 먼지도 별로없고...

숯을 믹서로 갈고 카놀라유에 잘섞습니다. 생각처럼 곱게 갈리질 않습니다.

부러쉬로 녹제거를 마친 솥을 따뜻하게 달궈 줍니다. 그리고 카놀라유를 내외부에 골고루 발라줍니다.

숯이 타서 솥에 눌러 붙을때까지 계속 불을 짚혀 가열합니다.


  불을 꺼서 자연냉각을 합니다. 물을 가득 담아 솔잎도 넣어 서서히 온도를 높여줍니다. 한시간 정도되니 뚜껑에서 눈물을 흘립니다.

 

솔잎을 우려낸 물입니다. 쇠죽 끓일때처럼 진하진 않지만 붉은 색갈을 곱습니다.


 두번에 걸친 길들이기가 시간도 많이 걸리고 힘도 드네요.두차례 물을 끓여 비우기를 하였으나 아직도 기름이 완벽하게

제거되진 않았습니다. 몇차례 더 물데우기를 하면서 겉에 기름칠을 반복해야 겠지요. 카놀라유는 들기름보다 끓는 온도가 높다고 합니다.